10대 인턴 나민님 인터뷰
2018년 03월 28일 작성

Q1

안녕하세요나민님나민님은 어떤 분이신가요?

– 안녕하세요도시형 대안학교 이우 고등학교에 재학중인 열아홉 권나민입니다.

 

Q2

나민님은 왜 이브에서 인턴을 하기로 결심했나요?

– 성 담론에 대해서 막연하게만 가지고 있는 문제의식이 있었어요어떻게 불러야 할지 몰라서언짢거나 못마땅한 감정만 쌓아 두기 일쑤였는데콘돔 구매가 어려운 청소년들에게 매달 초 콘돔을 2개씩 보내주는 프렌치레터’ 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이브를 알게 되면서 그동안 막연하게 가지고 있던 문제의식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어요.
   무엇보다 콘돔과 러브젤을 성인용품이라고 칭하지 않고 
섹슈얼 헬스케어라고 칭하는 것에 반해버린 게 큰 계기였던 것 같아요명칭에는 시선이 존재한다고 생각해요그동안 성인 용품이라는 명칭에 부여되었던 시선은 지극히 만 19세 미만 청소년들은 들어올 수 없습니다.’ 라는 모니터 속 야동과 결을 함께 했던 반면섹슈얼 헬스 케어라는 명칭을 통해 부여되는 시선에는 기존의 통념을 몰아 내고콘돔과 러브젤에 대해서 다시 사고할 수 있는 애정 어린 시선이 존재한다고 생각해요그 시선으로 인해 마냥 야하고나쁘고불건전한 것이라 일축시켰던 것들에게 의료기기의 중요성개인의 섹슈얼리티에 대한 중요성몸에 대한 분명한 인식이 가능해짐을 느꼈어요그 모든 가능성을 불러온 놀라운 시선에 입을 틀어막고 한참을 울먹거리다가이곳에서 함께 하고 싶다고 결심했어요

 

Q3

대한민국 10대 섹슈얼리티에 대해 청소년 당사자로서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가요?

–  이거 너무 길어질 것 같으니짧막하게 대답할게요.
우리는 섹스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성교육을 배우지 않았다는 것청소년은 끊임없이 무성의 존재로 존재하길 요구 받고그 자신의 섹슈얼리티는 발현되지 못한 채 사적인 영역으로 일축 되고 묵인되며 부정당하고 있는 상태라는 것제대로 된 성교육과 성인식을 갖춰본 적 없는성에 대해 무지할 것 (순수할 것)을 요구 받아온 풋풋한 미성년자들은 성인이 되어 연인과 섹스의 상호존중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매체에서 보아온 왜곡된 성행위를 흉내 내는 데서 그치죠그렇게 오늘날 우리들은 데이트 강간’ 과 이별살인을 겪습니다.
   그러니 성교육을 노려보는 겁니다잔뜩 눈을 부라리면서.

Q4

피임에 대한 접근성이 성관계를 조장한다는 기성세대의 우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그런 기성세대는 짜져 주시면 좋게따.. 먼저는 성관계를 조장한다는 우려에 얽힌 의미가 선연해 꼴도 보기 싫어요결국에는 어떻게감히 학생이 섹스를! 인데그 말에 담긴 분노두려움경멸과 수치심 어린 말이 눈물겹습니다. “그래서 지금 섹스를 장려하는 겁니까?” 라는 말은 모니터 속 야동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한 생각이자 방에 어지러이 놓인 옷가지들을 치울 시간 없어 급히 모아 숨겨둔 장롱과 같다고 생각해요섹스는 이미 행해지고 있으며이미 삶의 궤적인데  “장려하는 겁니까?” 라는 말은 도대체 어떤 진단인 걸까요.
섹스에 대한 이야기의 방향은 결코 외길일 수 없다고 생각해요하나의 시선과 잣대를 가져다 몸짓에 옳고 그름죄악과 선행이라는 말을 씌우는 건 이제 진절머리가 나요현실과 괴리된 채그 괴리감을 채우는 환상으로 연명하고 있는 섹스를,  사실은 실제의 현실에서 행해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모니터 안에서 탐해지는 섹스를모두가 개인적이고 내밀하고 사적인 거니 그늘로 옮겨지고더 깊은 그늘로 옮겨지기만 하는 섹스를그런 섹스의 존재를 부디 인식하셨으면 좋겠어요

 
– 어제 본 야동 속 교복입은 여학생을 카메라로 찍은 걸 시시덕거리며 봤으나청소년이 섹스라는 말에는 허옇게 질려 날뛰는 수고를 하시느라 성교육에 대해서는 생각조차 해본 적 없겠지만 그럼에도 콘돔 자판기와 피임 교육은 차이가 있다는 의미라면받아들이기 난감합니다무슨 차이를 말하는 것이죠하나는 너무 노골적이라는 것일까요너무 직접적이라서? 콘돔 자판기– 실제의 콘돔을 보지 못한 채로 이뤄지는 피임 교육은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의문이 듭니다이론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면 묻고 싶습니다“성이란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 까지 평생에 걸쳐 안고 가는 삶의 일부이다청소년이든 성인이든 성관계를 맺고 안 맺고는 개인의 선택이며 진정한 성교육은 그러한 선택을 보조할 수 있는 맥락을 제공하고 상대와 나를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보호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데에 그 의미가 있다. 라는 말을 볼까요이 말은 ‘맞다’ 고 여겨지지만일상 속에서 시각적으로 변모했을 때도 맞다.’ 고 여겨질까요교복을 입고 화장을 한 학생이 여성병원에 왔을 때의 시선과 이 텍스트를 보며 끄덕일 때의 시선은 같을까요보건책에 수록된 성기 내부만 있는 사진을 대체로 거리낌 없이 보지만단 한 번도 그 성기를 가진 자에 대해서는 고려된 적이 없어요. 성기를 가진 자를 염두하지 못한 채 성기에 대한 것을 배우는 성교육을 우리는 이제껏 계속해온 것이죠그렇기에 텍스트를 향유하는 것을 넘어서 그 텍스트가 일상성을 입고 다른 형태로서 존재하는 모습을 보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다시 한 번 묻습니다.  콘돔을 사용하는 자에 대한 이해 없이, ‘콘돔’ 에 대한 물리적 접근성 없이 어떻게 피임 교육은 내면화되며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요?

 

Q5

대한민국 성문화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 잦은 성관계가 개인에 대한 타당한 비난의 이유로 인정되는 걸레’ 라는 말이 만연한 지금이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생각해요.

 

Q6

나민님의 꿈…? 앞으로 하고 싶은 일…? (부끄)

– 성교육에 대해서 더 많이 고민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요자신의 섹슈얼리티를 인식하고 몸에 대해 집중하는 동시에 나와 관계 맺고 있는 수많은 자들 역시 몸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그들의 섹슈얼리티에 대해서 항상 고려할 수 있는 성교육을 만들고 싶어요.

 

Q7

이브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면…?!

– 앗 바라는 것… 오래오래 대한민국에 있어주세요!

 


 

 
2017년 5월 첫 채용(동화님) 이후 두번 째로 맞이하는 10대 인턴, 나민님은 쾌락통제법 헌법소원을 위한 프리콘돔데이 서포터즈로도 활동하셨고, 이브 콘돔을 후원 받아 멋진 전시회를 여셨던 – 이브(EVE)와 오랜 인연이 있는 청소년입니다. 당사자성 있는 콘텐츠를 통해 10대 섹슈얼리티와 10대를 바라보는 성문화 전반에 대한 시각을 이브 블로그에서 확인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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